해안도로를 달리다 산자락에 다소곳이 피어 있는 노란 들국화가 눈에 들어와 길섶에 차를 세웠다. 아내가 몇 송이를 꺾었다. 이맘때면 아내는 목이 가느다란 작은 유리 화병에 노란 들국화를 꽂아 책상이며 거실에 놓곤 한다. 들국화는 전시장의 화려한 꽃이 아니다. 산기슭이나 들판에 피는 마냥 수수한 꽃이다. 국화 하면 미당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가 떠오른다. 그의 국화도 아마 들국화의 일종인 산국일 것이다. 그리고 ‘야국’이란 호를 지닌 서예가 여선생도 생각난다. 귀갓길 내내 차 안에 들국화 향기가 그윽했다.
삶의 잔잔한 여유가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