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설
육이오, 부산 피난 시절에 있었던 일. 우리 집 근처에 뒤로 걷는 품팔이 지게꾼이 살았다. 그가 지게를 지고 나타나면 온 동네 꼬마들이 그를 졸졸 따라다녔다. 동네 어른들은 그가 앞으로 걷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하였다. 그는 무거운 짐을 지고도 뒤를 힐금힐금 보면서 곧잘 걸었다. 그처럼 거꾸로 걷는 사람은 드물지만 거꾸로 된 표현은 더러 있다. “낮아져야 […]
육이오, 부산 피난 시절에 있었던 일. 우리 집 근처에 뒤로 걷는 품팔이 지게꾼이 살았다. 그가 지게를 지고 나타나면 온 동네 꼬마들이 그를 졸졸 따라다녔다. 동네 어른들은 그가 앞으로 걷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하였다. 그는 무거운 짐을 지고도 뒤를 힐금힐금 보면서 곧잘 걸었다. 그처럼 거꾸로 걷는 사람은 드물지만 거꾸로 된 표현은 더러 있다. “낮아져야 […]
아내가 씀바귀, 돌미나리, 산나물, 아욱, 달래, 냉이 등 봄나물을 갖추갖추 사들고 왔다. 어린 시절 나물 캐러 산이며 들이며 논둑 밭둑을 쏘다니던 추억을 아내는 간직하고 있다. 아마 봄과 더불어 그 시절의 나물 냄새가 되살아나는가 보다. 나물을 다듬고 씻고 데치고 무치는 아내의 모습이 즐거워 보였다. 잔손질이 많은 것쯤은 문제가 되지 않는 듯하였다. 드디어 식탁에 몇 가지 봄나물이 올라왔다.
물이 죽어간다. 식수원인 강들을 보면 저걸 우리가 어떻게 먹나 싶을 정도로 물빛이 흐리다. 지하수가 오염되어 있고, 심지어 약수터조차 식수 부적합 판정을 받은 곳이 많다. 그래도 일부 사람들은 수돗물보다야 낫겠지 하는 생각으로 약수터를 찾아간다. 시냇물에 엎드려 입을 대고 물을 먹던 때가 있었다. 그 때는 냇가의 가는 모래로 양치질까지 하였다. 그러나 산업이 발달하면서 가정과 공장의 오폐수가 수원에
청소년들의 정서적 불안정은 대개 성장 통(痛)이다. 이유 없는 반항, 자학과 퇴행적 행동, 정욕과의 투쟁, 독립과 종속의 갈등, 가출과 방랑의 유혹, 상대적 열등감, 기대와 능력의 괴리, 이상과 현실의 상충 등이 바로 그것들이다. 꼭 집어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고통으로 그들은 마음 문을 닫아버리며 부모들은 그 빗장을 열지 못해 힘들어한다. 노련한 상담교사들은 청소년들의 통증 원인을 가끔 그들의
서울에서 공부하는 아들이 PC를 조립하여 보내왔다. 수년간 탈 없이 잘 썼다. 어느 날 아내가 컴퓨터 그래픽 작업을 하다 커서가 꼼짝 않는 장애를 만났다. 윈도우즈 재설치를 시도했으나 설치 도중 멈추어 버렸다. 여러 번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하였다. 어쩌면 논리적인 문제가 아닌 물리적인 장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기사한테 수리를 맡겼다. 부품 일부를 교체하여 고쳤다. 그런데 그 후에도 비슷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