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당(山堂)은 산 위의 제단이다. 솔로몬이 기브온의 산당에서 일천번제를 드렸을 때만 해도 산당은 참된 제사의 장소였다. 그러나 산당은 우상숭배 자들에 의해 이방신을 제사하는 퇴폐의 장소로, 때론 이방신과 여호와를 함께 제사하는 혼돈의 장소로, 성전 건축 후에는 금단의 장소로 변했다. 결국 산당은 우상숭배의 온상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유다 왕들은 산당을 헐어 버리지 않고 그냥 남겨둔다. 유다 왕조는 마침내 그것 때문에 멸망하게 된다. 오늘 우리나라에는 부패와 퇴폐의 산당이 있다. ‘게이트’와 ‘리스트’들이 거기서 은밀히 배금의 제사를 지내다 수감되고 있다. 지도층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고 있다. 경제 대국 일본이 10년 넘게 침체의 늪에 빠져 있으며, 남미 부국 아르헨티나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하였다. 이게 어디 남의 일인가. 바람은 여전히 차다. 우리는 더 늦기 전에 허리띠를 고쳐 매고 옷깃을 여미어야 한다. 2001년의 세모(歲暮)에, 나는 나의 산당을 헐고 거기에 희망의 봄꽃 개나리와 진달래를 심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