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편지

06/04/94
“의인은 종려나무 같이 번성하여 레바논의 백향목 같이 발육하리로다. 여호와의 집에 심겼음이여 우리 하나님의 궁정에서 흥왕하리로다 늙어도 결실하며 풍족하고 빛이 청청하여 여호와의 정직하심을 나타내리로다 여호와는 나의 바위시라 그에게는 불의가 없도다”(시92:12-15).
아버지께서 하나님과 신실하게 동행하시는 모습과  성경을  읽고  말씀을 나누시는 모습이 저희 기억에 생생합니다. 비록 떠나 있어 뵙지는 못하지만, 그러한 아버지의 모습들은 저희에게 아름다운 본으로 남아 있습니다. 위의 말씀처럼 언제나 결실하는 풍족한 삶이되시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10/19/94
저의 대학원 시험일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노아처럼 흔들림 없이 성실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십시오. 춘익이는 TOFLE 과 GRE시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끊임없는 부모님의 기도지원에 감사드립니다. 중간고사를 치르느라 지쳐 있던 중에  아버지의 편지를 읽고 위로를 받습니다. 저희가 먼저 편지를 올렸어야 했는데 정말 죄송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05/07/96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가나이다’ 시편기자의 말대로 시간은 참 빨리 날아갑니다. 이제 저의 대학원 생활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꾸준히 연구에 힘쓰고  있습니다. 춘익이가 곁에 없어 허전하지만 말씀과 기도로 힘을 얻습니다. 퇴소식 때 적응력이 강한 늠름한 군인 동생을 볼 수 있어 아주 자랑스러웠습니다. 시간을 어렵게 내어 조카의 면회에 동참하신 삼촌께 감사드립니다. 서울 오면서 삼촌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장래에 대한 소신, 친지들을 향한 관심과 기도, 신앙을 통한 진정한 만족과 기쁨 등. 삼촌을 향한 하나님의 때를 기다립니다. 양지 바른 새 연구실로 이사했습니다. 좋은 환경을 마련해주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어머니께서 좋아하시는 꽃을 보내 드립니다. 군인 동생의 마음도 함께 담았습니다.

09/04/96
아침저녁으로 선선합니다. 계절의 변화 속에서 하나님의 섭리를 느낍니다. 개방적인 아버지와 긍정적인 어머니의 생활태도는 대대로 이어질 것입니다. 서울의 한 연구실에서, 동두천의 한 막사에서 두 아들은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논문 쓰는 일은 천천히 그러나 견고히 기도로 밀고 나갑니다. 부모님의 기도와 춘익이의 격려가 큰 힘이 됩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귀한 시기를 알뜰하게 쓰고 있습니다.  9월 13일에는 중간 연구결과에 대한 교수님과의 세미나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기도해 주십시오. 수양회 때 찍은 사진을 액자에 넣어 보냅니다. 환절기에 건강 유의하십시오.

02/28/97
부산 방문 때 환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산 방문은 부모님의 생활과 신앙을 배우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네 마음의 소원대로 허락하시고 네 모든 도모를 이루시기를 원하노라… 혹은 병거 혹은 말을 의지하나 우리는 우리 하나님의 이름을 자랑하리로다 저희는 굽어 엎으로지고 우리는 일어나 바로 서도다…”
하나님을 의뢰하며 만학하시는 어머니의 모습은 저희 두 아들에게 힘이요 용기요 자랑입니다. 부탁하신 물품을 보냅니다.

04/01/97
봄이 오는가 싶더니 다시 추워져 두꺼운 옷을 꺼내 입습니다. 대학입학시험, 대학원입학시험, 박사과정입학시험, 전문연구요원시험 등 고비마다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무사히 통과하였습니다. 최근에는 여유를 갖고 느긋하게 공부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필요한 정보를 찾고, 이메일을 보내고, 서울대 전공 강의 노트를 받아봅니다. 주말에는 춘익이와 함께 인터넷을 할 것입니다. 미술 전담교사는 어떠신지요?  여유 있게 그림도 그리시는지요? 졸업식 사진 두 장  보내드립니다. 그럼 다음 기회에 또 편지 올리겠습니다.

09/07/98
어느새 가을입니다. 그동안 편지가 뜸해 죄송합니다. 오늘은 삼성동 교육장에서 컴퓨터를 배우고 왔습니다. 강사가 친절하게 잘 가르쳐 주어 그동안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하나님께서 유용한 곳에 쓰시리라 믿습니다. 춘익이와 함께 고른 작은 선물 하나를 보내 드립니다. 전화번호는 016-569-4853입니다. 뒷자리 4853은 저희 것과 같습니다. 이번에 의뢰받은 번역물 중 한 부분을 복사해서 보냅니다. 아버지께서 한 번 해보시면 어떨까 해서입니다. 급한 것이 아니니 부담 갖지 마시고 소일거리라 생각하시고 즐기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몇 가지 물품을 보냅니다.

03/11/99
항상 우리를 보호해 주시고 물질을 공급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찬양합니다. 어머니의 만학 열정과 아버지의 말씀 탐구는 저희에게 큰 격려가 됩니다. 저희 두 아들은 한 연구실에서 함께 연구하며 보람 있게 지내고 있습니다. 때때로 물질적인 필요 때문에 어려움이 있지만 저희는 그걸 신앙적 연단과 성숙의 기회로 삼고 있습니다.
“환난 날에 여호와께서 네게 응답하시고 야곱의 하나님의 이름이 너를 높이 드시며 성소에서 너를 도와주시고 시온에서 너를 붙드시며 네 모든 소제를 기억하시며 네 번제를 받으시기를 원하노라  네 마음의 소원대로 허락하시고 네 모든 도모를 이루시기를 원하노라”(시20:1-4).
하나님께서 부모님의 기도를 기억해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자녀들을 쉴 만한 물가와 푸른 초장으로 인도하시는 분이심을 믿습니다. 이제 박사과정도 3년째로 접어들었습니다.  박사논문은 방사선의 의학적인 이용 분야로 방향을 정했습니다. 하나님의 훌륭한 도구가 되도록 기도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07/99
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들이 떠오릅니다. 우리 가족은 방학을 특별독서기간으로 삼았습니다. 방학이  되면 우리 가족은 경쟁하다시피 독서를 많이 했습니다. 세계명작, 위인전, 창작동화, 그리고 과학문고를 즐겨 읽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독서는 평생의 자산이라고 강조하시던 아버지의 말씀이 귀에 쟁쟁합니다. 아버지께서는 저희 두 아들에게 창의성을 키워주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셨습니다. 그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아 지금 두 아들은 한 연구실에서 창의적인 연구 활동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우리 아버지가 초등학교 선생님이셨다는 사실은 저희 두 아들에게 큰 자랑입니다. 아버지의 명예퇴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장미꽃다발을 보냅니다.

12/23/99
크리스마스 인사를 드립니다. 부산에서 들려오는 부모님의 밝은 음성은 저희 두 아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새로 산 디지털카메라로 춘익이와 같이 찍은 사진을 한 장 보냅니다. 아버지께서 운전을 잘 하신다니 감사합니다. 어머니를 섬기는 좋은 도구가 되실 줄 믿습니다. 비록 두 아들은 곁에 없어도 아무쪼록 뜻있는 크리스마스가되시길 바랍니다.

01/10/00
Dear father
Thank you for visiting my poor homepage and leave some warm message in free board. This homepage is composed for informing my study to others who are interested in my field. I am surprised with your fluent composition in English. Wonderful! I am here in my laboratory translating the paper of Dr. Jang(He was with me for few years at Hanyang Univ. and now at KAERI). He asked to me a few days ago for translating into English. He may be poor at English… I almost have finished. Cold winter. I hope your health and mother’s. Be peace with you.
Sincerely.
Choonsik.

01/31/00
새로 산 노트북입니다. 가로가 볼펜보다 조금 큰 사이즈입니다. 180만원 줬습니다. 후회 없는 선택입니다. 이 노트북을 통해 하나님의 유용한 도구가 되며, 연구에도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한결같은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조만간 찾아뵙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09/06
하나님 은혜 속에서 항상 승리하시는 간증이 미국 땅에서도 큰 힘이 됩니다. 늘 저희를 위해 기도해주시고 격려해주시니 규리네나 저희나 항상 용기백배하여 달려갈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Anastasia공원 해변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사진처럼 이제 넓디넓은 세상에 발을 딛기 시작한 저희 두 가정입니다. 하고 싶은 것보다 해야 할 일을 먼저 하는 지혜와 보고 싶은 것보다 보아야 할 것을 볼 줄 아는 눈을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부친 물건들, 적지만 작은 기쁨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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