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온천을 하려고 해운대행 시내버스를 탔다. 등산복 차림의 한 노인이 버스 입구에 다가와 운전기사에게 5천 원 짜리 한 장을 들어 보이며 물었다.
“이걸로 탈 수 있소?”
운전기사가 노인을 흘긋 보고는 고개를 저었다. 거스름돈이 없다는 뜻이다. 노인은 난감한 듯 하늘만 쳐다보고 있었다. 운전기사는 금세 태도를 바꾸어 말하였다.
“노인장, 그냥 타시오.”
얼떨결에 버스에 오른 노인은 멍하니 서있었다. 또 운전기사가 말하였다.
“빈자리가 많은데 앉으시지요.”
노인은 앉을 생각은 않고 주머니를 자꾸 뒤적이고 있었다. 가까스로 동전 몇 개를 찾아내어 요금 함에 넣으면서 말하였다.
“잔돈이 3백 원뿐이오. 미안하오.”
노인은 차비 천원을 다 못낸 게 미안하여 내내 서서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