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와 뱁새

뻐꾸기는 정해진 다른 새들의 둥지에다 각각 딱 한 개씩 알을 낳는다. 제 알을 제가 품지 않고 다른 둥지에 몰래 집어넣어 부화시킨다. 그것을 탁란(托卵)이라 하는데, 새의 약1%가 그렇단다. 한 예로, 알을 품고 있던 뱁새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뻐꾸기가 잽싸게 달려들어 뱁새 알 하나를 깨먹거나 굴려 떨어뜨리고, 제 것 하나를 재빨리 낳고는 줄행랑을 친다. 이렇게 뻐꾸기는 여러 둥지를 배회하면서 알을 낳는다. 부화된 뻐꾸기는 제 잔등에 닿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둥지 바깥으로 밀어내버린다. 불청객의 횡포요 객이 주인 행세를 하는 격이다. 그렇게 뱁새가 희생당하는 데도 불구하고 뱁새 어미는 망나니짓을 하는 뻐꾸기를 제 자식처럼 정성껏 먹이고 키운다. 뱁새는 몸집은 작으나 마음이 큰 새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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