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을 쓸며

봄가을 연례행사로 낙엽과의 전쟁을 벌인다. 도시의 낙엽은 쓰레기 취급을 당하기 일쑤다. 운치를 운위할 겨를도 없다. 낙엽이 떨어지면 재빨리 치워야 한다. 그냥 뒀다가는 이웃의 눈총세례를 받기 십상이다. 우리 담장 옆 나무 몇 그루가 그 표적이다. 봄바람 부는 날, 내 마음은 바빠진다. 바람 잘 때를 틈타 부리나케 비를 들고 나가 낙엽을 쓴다. 허리를 펴고 쓸어 모은 낙엽을 바라본다. 그냥 아름답다. 피조물의 마지막이 다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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