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에 단 한번 백년 만에 피는 꽃 푸야 라이몬디(Puya Raimondii), 비길 데 없는 그 우람함과 정교함, 과연 안데스의 여왕이라 불릴 만하다. 척박한 환경, 길디긴 기다림, 개화 그리고 죽음, 하나하나 각별하기 이를 데 없다. 푸야 라이몬디는 죽으면서 수십만 개의 씨앗을 흩뿌리는데, 그 중 겨우 몇 개만이 땅에 뿌리를 내린다고 한다. 실로 모질고 처절한 삶이다. 백년간 만든 10m의 최장신 꽃 푸야 라이몬디, 나는 그 기품에 압도되어 숙연히 옷깃을 여민다.
“사람이 여호와의 구원을 바라고 잠잠히 기다림이 좋도다”(애 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