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내 아들들이 다니던 중학교 운동장. 나는 가끔 산책 삼아 그곳을 찾는다. 아침에는 운동하는 사람들로 붐비기 때문에 외려 한적한 오후를 택한다. 겨울치고는 좀은 따스한 햇볕이 아직 운동장에 남아 있다. 나는 철봉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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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日出) 일몰(日沒)해가 뜨고 해가 진다해는 가만한데 사람들이 뜬다 진다 한다 연말연시(年末年始)해가 끝나고 해가 시작된다해는 계속인데 사람들이 끝이다 시작이다 한다 송구영신(送舊迎新)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다해는 불변인데 사람들이 헌 거다 새 거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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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하늘 법정.무지개 구름다리를 지나 아득히 바라보이는 저 높은 곳에찬란한 빛이 있다.  한 사람 씩 그 빛 앞으로 불려 간다. 내 차례다.나는 빛에 이끌려 새처럼 날아간다.황금빛 보좌 앞에 당도하니 빛으로부터 근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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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씨

묵씨(黙氏)는 나의 별명이다. 대학 시절, 급우들은 서로 경어를 썼다. 두세 살 나이 차이는 보통이었으므로 함부로 반말을 쓸 수가 없었다. 친구들은 나의 이름에 씨(氏)자를 붙여 ‘승묵 씨'라고 불렀다. 그러다가 시인 친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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