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사고나서

부엌에 새롭게 만든 공간에 놓을 TV를 하나 구입했다. 테이블에 앉아 함께 사진이나 동영상도 보고 간단히 필요한 작업도 하기 위해서 32인치 정도 알맞은 크기로 구입했다. 이전에 없었던 공간인데 제법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어 오랜 시간 아내와 함께 구상하고 계획한 보람을 느낀다. 항상 그렇지만 뭔가를 구입하기 전 무엇을 살까 알아보는 순간들이 즐겁다. 막상 그 물건을 손에 넣고나면 사기 전의 설레임가 기대감은 사라진다. 그렇다면 나를 흥미진진하게 만든 것의 실체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TV가 없었을 때 더 흥미진진했다면 무엇이 나를 그렇게 만든 것일까? 일전에 춘익과도 같은 얘기를 나누었지만 물건을 가지기 전의 설레임을 지금까지 노트북이나 카메라를 구입해오면서 공통적으로 경험했다. TV를 산 후보다 TV를 사기 전에 더 큰 설레임과 기대감을 느꼈다면 TV를 샀다는 사실과 TV 자체는 나에게 큰 의미가 없다. 뭔가가 필요할 때가 그것을 손에 넣은 후보다 행복한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뭔가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것이 있다면 지금이 가장 설레이고 흥미진진한 그 순간인 것이다. 일찍이 바울은 있거나 없거나 언제든지 자족함의 비결을 깨달았다. 돈만 있으면 많은 부분을 채울 수 있는 물질 문명 속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눈에 보이지 않는 기쁨과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통찰력을 위해 기도한다. 그리고 나의 아이들이 부족할 때만 느낄 수 있는 기쁨과 감사를 발견하도록 도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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