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

오늘 낮에 연구실에서 계산을 하다가 자꾸만 문제가 생겨 답답한 마음에 모두 접어놓고 성경 읽는 시간을 가졌다. 오늘 말씀은 출애굽기에서 모세가 등장하는 부분이었다. 모세가 어느날 공사장에 갔는데 이집트 병사가 히브리 사람을 때리는걸 보고 분을 못이겨 주변을 돌아보고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는 걸 알고는 그 병사를 때려서 죽이고 모래 속에 숨겨버렸다. 하지만 이로 인해 모세의 운명은 바뀌게 된다. 순간 문제를 해결했다고 생각했지만 어설픈 미봉책에 불과했다. 미봉책… 젊은 혈기의 모세는 이걸로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착각했다. 하나님의 계획은 그보다 컸다. 그 분은 문제의 근본을 보고계셨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그 히브리인이 이집트 병사에게 맞은 억울한 상황이 아니라 히브리인들을 향한 하나님의 변함없는 약속을 신뢰하지 못하고 불평하며 안주해 살아가는 히브리인들의 불신이었다. 하나님의 어마어마한 계획 속에 사람은 참으로 어눌한 존재일 뿐이다. 문득 평소 즐겨 듣던 요셉의 고백에 관한 찬양의 가사가 생각난다. I saw one cloud and thought it was a sky I saw a bird and thought that I could follow But it was you who taught that bird to fly If I let you reach me will you teach me – From “You Know Better Than I” 하늘에 한 조각 구름을 보고는 난 이제 하늘을 모두 보았다고 생각했다. 그 하늘을 날아가는 새를 보며 그 새 정도는 나도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새를 정작 날게 하시는 (우주를 창조하신) 분은 바로 하나님 그 분이심을 이제야 깨달았다. “주여 제게 찾아오시고 저를 가르치소서!” (이춘식 의역) 최근 tenure packet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3편의 논문을 써야하는데 이를 너무 쉽게 생각했다. 주변에서 1년을 잡아야되지 않겠냐는 권면에 속으로 웃으며 2-3달이면 끝날거라고 생각했다. 급히 서둘러 보았지만 계산은 꼬이고 논문 내용은 점점 미궁으로 치닫는다. 젊은 모세의 미봉책과 같이 뭔가 빠른 시간에 해결해보려고 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하지만 오늘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는 시간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세미한 음성으로 말씀하신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보게하신다. 문제는 당장 꼬여있는 계산이 아니라 하나님의 변함없는 약속에 대한 나의 불신이며 내게 맡겨주신 일을 통해 이루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계획을 보지 못한채 내 멋대로 달려가는 내 잘난 만용이 아니었던가.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나를 버리지 아니하시고 그 분의 음성을 들려주신다. hqdefault

2 thoughts on “모세”

    1. 오늘 이 논문 완성해서 다른 저자들한테 보냈습니다. 3편 중 하나가 완성되었습니다. 이제 나머지 두편 중 하나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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