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이름으로 웃고, 이름으로 운다. 인생의 광장에서, 시험의 고비마다에서, 그 떨리는 발표의 장에서 이름이 있어 기뻐하고, 이름이 없어 눈물을 흘린다. 이름이 나면 유명인사요, 이름이 묻히면 무명인사다. 유명하면 스타가 되고, 무명하면 돌이 된다. 사람들은 세상에 이름을 내기 위해, 이름을 남기기 위해, 이름을 갈고 닦는다. 성서에는, 세상 이름과 다른 ‘그 이름’이 있다. 그 이름을 높이고, 그 이름을 사랑하며, 그 이름에 감사하고, 그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않고, 그 이름을 멸시하지 않으며, 그 이름으로 거짓 맹세하지 않고, 그 이름을 빙자하여 거짓말하지 않아야 하며, 그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그 이름으로 기적을 이루고, 그 이름으로 말하며, 그 이름에 복종해야 하며, 그 이름을 세상이 미워할 것이며, 그 이름을 위하여 고난 당할 것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세상에는, 그 이름을 위하여 고난을 즐거이 견디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그 이름으로 나누고 섬기며, 그 이름에 감사하며 사는 사람들이다. 그 이름을 높이고, 저희 이름은 낮추려고 애쓰는 사람들이다. 저희 이름을 세상이 버릴 때, 저희에게 복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유명을 부러워하거나 무명을 서러워하지 않는다. 그들에겐 오직 그 이름이 자랑이요, 그 이름이 힘이다 . 그들은 그 이름으로 생명책에 저희 이름이 얹힌 사람들이다. 그들이 세상의 이름에 연연하지 않고 살 수 있는 까닭도 거기에 있다. 그 이름은 사람의 이름도 아니다. 세상의 이름도 아니다. 묘비에 새기는 이름도 아니다. 기념관에 안치하는 이름도 아니다. 별도 아니고 돌도 아니다. 목상도 아니며 동상도 아니다. 어제와 오늘의 이름이요 내일의 이름이다. 죽은 이름이 아니고 살아있는 이름이다. 알파와 오메가요 처음과 나중이며, 시작과 끝이다. 그 이름이 바로 하나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