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글자

바울은 편지를 쓸 때 서기에게 불러주어 대서하게 하였다. 그러나 편지의 끝 부분은 친서임을 확인시키기 위해 친필로 크게 써서 마무리하였다. 그런데 바울은 왜 친필을 ‘큰 글자’로 썼을까. 나는 그 이유를 바울이 말하는 육체의 ‘가시’로부터 찾으려 한다. 그 가시를, 터툴리안은 귀앓이 또는 두통, 크리소돔은 대적 자들에게 당한 신체적 고통, 루터는 욕정의 유혹으로 보았다. 안질(眼疾), 간질, 말라리아열병, 심리적 고통 등으로 본 학자들도 있다. 여러 주장들을 미루어 그 가시는 신체적 고질병인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나는 바울의 가시를 안질로 상상해본다. 안질로 인해 바울의 시력은 약화되다가 끝내는 글을 읽을 수도 쓸 수도 없을 정도로 악화된다. 안질을 고쳐달라고 간구하지만 하나님은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고 응답한다. 그래서 대필을 생각해낸다. 당시 위조된, 바울의 편지가 돌아다녔으므로 친서임을 확인시키기 위해 끝 부분만은 친필로 쓴다. 친필조차도 희미한 시력 때문에 큼지막하게 더듬더듬 간신히 썼을 것이다. 어떤 학자는 바울이 천막 업을 하느라 손끝이 무뎌져서 큰 글자로 쓸 수밖에 없었다고 추측하기도 하였다. 아무튼 바울은 자신의 약점을 주 안에서 강점으로 변화시켜 기쁨과 자랑으로 만들었다.  
“내 손으로  너희에게 이렇게 큰 글자로 쓴 것을 보라”(갈 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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