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아내와 함께 등산하다가 산에서 그만 길을 잃었다. 길 흔적을 따라가다 다다른 곳은 이름 모를 산소였다. 그 위론 길이 없었다. 되돌아 내려와야 했으나 고집스레 길을 찾아 올라갔다. 군데군데 발자국이 보이긴 했지만 길은 없었다. 숲 속에 완전히 갇히고 말았다. 잡목과 거센 풀을 헤치며 길을 만들며 나아가다 간신히 능선 길을 만났다. 등산로 안내 팻말이 보였다. 산딸기를 따는 사람들을 만났다. 그제야 숨을 돌릴 수 있었다. 그런데 이내 몸이 가렵기 시작하였다. 붉은 반점들이 목이며 팔이며 다리에 돋았다. 참기 힘든 가려움이었다. 걸으면서도 줄곧 긁었다. 아내도 마찬가지였다. 풀독에 의한 알레르기 반응이었다. 피부과의 처방대로 약 먹고 연고 바르기를 며칠, 서서히 붉은 반점이 사라지고 가려움이 멎었다.
“그 길을 피하고 지나가지 말며 돌이켜 떠날지어다”(잠 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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