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

“장군님 사진을 깔고 앉다니…” 언젠가 평양에서 남측 기자가 김정일 사진이 실린 ‘로동신문’을 깔고 앉았다가 북측 기자로부터 호된 질책을 당했다. “장군님 사진이 비에 젖고 있는데도…” 북한 예술단이 서울에서 공연하던 때의 일이다. 그들은 공연장 외벽에 걸린 대형 광고물의 김정일 사진이 비에 젖고 있는 걸 방치한다며 거세게 항의하였다. “장군님 사진을 비 맞히다니…” 대구U대회 북한 응원단은 김정일 사진을 비 맞힌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집단으로 몰려가 현수막을 걷어냈다. 김정일 사진이 구겨지지 않도록 쫙 펴들고 마치 영정처럼 모시고 갔다. 달라도 너무나 달라진 평양 사람들이다. 평양은 한 때 기독교의 성시였다. 그런데 지금은 우상의 도시로 변해버렸다. 억수로 내리는 비, 천둥소리가 하늘을 찢는다. 추상같은 호령이 들린다. “우상을 만들지 말고… 그것들을 섬기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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