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프랑스 Lyon이라는 곳에서 EPICT라는 프로젝트 회의가 있었다. EPICT는 유럽 9개국이 참여하는 연구로 “아이들이 CT를 너무 많이 찍으면 위험할까?”라는 간단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고 있다. 연구에 참여하는 나라로는 프랑스, 영국, 벨기에, 독일, 네델란드, 노르웨이, 스페인, 룩셈부르크, 그리고 스웨덴이다. 각 나라에서 어릴적에 CT를 찍었던 사람들 백만명을 뽑아서 CT를 찍었을 당시 받은 방사선의 양을 계산하고 그 양과 이후에 발생한 암을 연결시켜 그 상관관계를 도출하는 방식으로 연구가 진행된다. 여기서 방사선의 양을 계산해야되는데 여기서 내가 만든 NCICT라는 프로그램이 사용된다. 유럽 연합이 다소 보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미국에서 만든 프로그램을 도입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사진은 Lyon 거리에 세워져있는 동상으로 전류의 양인 암페어라는 단위를 만들어낸 Ampere를 기리기 위한 것이란다. 그 동네에 살았다고 함) 2년여간 연구를 진행해오면서 한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프로젝트를 WHO에서 주관하고 WHO 산하 기관인 IARC라는 국제암연구기관에서 방사선량 계산을 주관하기로 애초에 계획을 했는데 참여 국가들이 각자 자기들 방사선량을 계산해서 논문을 먼저 내고 싶어하는 것이다. IARC에서는 매우 불쾌해하며 나에게 NCICT를 IARC에만 보내줄 것을 요청하고 참여 국가들은 나에게 개인적으로 연락을 해오면서 NCICT를 보내달라고 한 것이다. 참으로 애매한 상황이 벌어졌고 작년 여름 회의 때 서로 얼굴을 붉혀가며 논쟁이 있었다. (사진은 하원이가 좋아하는 초콜렛을 파는 가게. 가끔 스테파니가 프랑스 다녀올 때 사왔던 초콜렛인데 이번에 꼭 사오라며 신신당부를 하는 바람에 지도를 보면서 겨우 찾아내어 초콜렛을 사왔다) 미팅을 참석하기 전에 이 문제를 깨끗하게 해결하고 가고 싶었다. 하지만 답이 나오지 않았다. 이 문제를 놓고 기도를 하면서 하나님께서는 막10:45말씀을 보여주셨다. “인자의 온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하고…” 내가 만든 프로그램을 쓰게 해준다는 인심을 쓰는 마음을 버리고 섬기려는 마음을 먹었다. 그러면서 눈이 열리고 문제의 핵심이 보이기 시작했다. 방사선량 계산을 2단계로 나눠서 하자는 아이디어를 주셨다. 1차는 간단한 계산, 2차계산을 보다 정밀계산. IARC측에서는 미팅 시작 1시간 전에 나와 이 문제를 논의하고 싶어했다. 참여국가들은 1차계산까지해서 논문을 쓰고 2차 정밀계산은 IARC에서 총괄하면 어떠냐는 의견을 내놓았고 IARC 연구원들이 기쁘게 동의했다. 어차피 논문이 필요한 참여 국가들은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회의중에 이를 분명히하기 위해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고 참여국가들은 물론 IARC도 모두 동의하는 방향으로 연구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사진은 Lyon 밤거리에 만난 희안한 건물이다. 벽화가 그려져있는데 모두 사실적으로 되어있어 정말 사람들이 서있는 것 같았다. 모두들 Lyon이 자랑하는 위인들이라고 한다) 이 부분이 합의가 되면서 회의는 한결 부드럽고 활기차게 진행이 되었고 나도 즐겁게 회의를 마칠 수 있었다. 이번에는 시차 적응도 잘되어 편안하게 지냈다. 마지막으로 나를 초청해준 프랑스 연구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하원이, 두원이 줄 선물을 챙겨서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렇게 연구하면 되겠다… 하는 생각을 했다.
2단계 방계, 탁월한 아이디어구나! 수고했다.
오 정말 대단한 연구가 되겠네요. 화이팅입니다! 프랑스에 참 대단한 물리학자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암페어가 살았던 동네도 가보시고 ㅎㅎ
그러게 내가 거기도 다 가보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능력과 기회 속에서 그 분의 영광이 높아지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