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우리 집 담 모퉁이에 모과나무 한 그루가 있다. 지난 해 가을 어른 주먹만 한 모과 수십 개가 달려 행인들의 시선을 끌었다. 탐스럽게 익은 모과를 따서 이웃에 나누었다. 모과나무는 가녀린 가지와 조그만 꽃눈들을 데리고 겨울을 나면서 봄을 기다린다. 출애굽 행렬은 40년 간 광야를 걸으며 약속의 땅을 기다렸다. 기다림은 하나님의 때에 대한 복종이다. 꽃을 기다리는 겨울 모과나무, […]
우리 집 담 모퉁이에 모과나무 한 그루가 있다. 지난 해 가을 어른 주먹만 한 모과 수십 개가 달려 행인들의 시선을 끌었다. 탐스럽게 익은 모과를 따서 이웃에 나누었다. 모과나무는 가녀린 가지와 조그만 꽃눈들을 데리고 겨울을 나면서 봄을 기다린다. 출애굽 행렬은 40년 간 광야를 걸으며 약속의 땅을 기다렸다. 기다림은 하나님의 때에 대한 복종이다. 꽃을 기다리는 겨울 모과나무, […]
어느 해 여름, 한차례 해일이 휩쓸고 간 바닷가를 향해 수석(壽石) 하는 친구와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탐석 길에 올랐다. 고만고만한 바닷가의 돌 가운데서 수석 감을 찾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진종일 다리품을 팔았으나 그럴싸한 돌 하나 제대로 손에 넣지 못했다. 해질 무렵 아무 생각 없이 자갈마당에 다리를 뻗고 앉아 쉬고 있는데, 뜻밖에도 물속에 이상한 돌 하나가
산당(山堂)은 산 위의 제단이다. 솔로몬이 기브온의 산당에서 일천번제를 드렸을 때만 해도 산당은 참된 제사의 장소였다. 그러나 산당은 우상숭배 자들에 의해 이방신을 제사하는 퇴폐의 장소로, 때론 이방신과 여호와를 함께 제사하는 혼돈의 장소로, 성전 건축 후에는 금단의 장소로 변했다. 결국 산당은 우상숭배의 온상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유다 왕들은 산당을 헐어 버리지 않고 그냥 남겨둔다. 유다
한(恨)은 지난 일이 원망스럽거나 억울하게 생각되어 응어리가 진 마음이다. 우리 민족은 지정학적으로 강대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항상 약소국의 한을 품고 살아왔다. 우리 조상들은 한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소리를 통해 한을 달랬다. 그러나 온전히 한을 풀지는 못하였다. 공산주의는 혁명으로 노동자의 한을 풀 수 있다고 외쳤다. 그러나 가난의 한을 극복하지 못하고 종언을 고하고 말았다. 테러집단은 자살 테러로 단숨에 한을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獨生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요 3:16).우리는 하나님이 이처럼 사랑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하나님이 세상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지구도 사람이 살 수 없는 별이 될 것이다. 하나님은 세상을 사랑하신다. 자연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신다. 하나님의 시각으로는 세상천지가 사랑의 대상이다. 신학을 하고 교회 생활하는 것은 하나님의 일이고, 세상살이는
우리 집 뒷동산 아카시아 숲 속에 작은 체육공원이 있다. 동산을 경계로 양쪽 산기슭을 따라 두 동네가 있는데 저쪽은 Y동, 이쪽은 B동이다. 공원 초입에 ‘ㅇㅇ동 체육공원’이라는 안내판이 서 있다. 그런데, 그 ㅇㅇ동 부분이 심하게 훼손되어 꼴이 말이 아니다. 공원 이름을 놓고 Y동과 B동이 맞붙어 싸우느라 만신창이가 된 것이다. 공원 이름에 서로 자기네 동 이름을 붙이려고 혈기를
큰맘 먹고 좋은 흔들의자를 샀다. 흔들의자는 흔들면 연이어 흔들거리고, 가만히 있으면 흔들거리다 저절로 멈춘다. 사노라면 간혹 삶의 좌절을 겪을 때가 있다. 일은 뜻대로 안 되고 삶은 흔들거린다. 그래서 고민한다. 한동안 앓다가 낫기도 하지만 때로는 오랫동안 병상에 몸져눕기도 한다. 일이 뜻대로 안 될수록 안달해서는 안 된다. 나를 들볶지 말아야 한다. 열심히 일을 하며 조용히 때를 기다려야
압살롬이 죽었다. 그의 아버지 다윗 왕에게 반기를 들다 죽었다. 머리털이 상수리나무에 걸리는 바람에 그 가운데서 움쭉달싹 못 하고 왕의 부하들에게 맞아죽었다. 압살롬은 온 이스라엘 가운데 칭찬을 받는 인물이었다. 그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흠이 없었다. 그는 머리털이 무거워 연말마다 깎았으며 그 무게가 약 2.2㎏이나 되었단다. 당시 사람들에게 머리털은 힘의 징표였으며, 따라서 압살롬의 머리털은 자랑이었다. 그러나 그 멋진
무더위가 근 보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소나기라도 한줄기 쏟아졌으면 좋으련만. 해가 떨어져도 어김없이 열대야가 찾아와 잠을 설치게 한다. 그렇다고 에어컨을 밤낮으로 켜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아내와 함께 무작정 밤바다를 찾았다. 송정 해수욕장. 파도에 발목을 적시며 백사장을 천천히 걷고 걸었다. 벤치에 앉아 잠시 쉬노라니 귀여운 꼬마가 아내 곁으로 다가왔다. 아내는 얼른 꼬마를 벤치에 앉히고는 말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