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hor name: Grandpa

상식

사람들은 기적이라고 생각하였다. “기적이라니? 남이 잘 때 깨어 있고, 남이 쉴 때 일하고, 남이 놀 때 연구한 것뿐이다.” 외국 컨설팅 회사가 6개월의 정밀 실사 끝에 망할 수밖에 없다고 판정한 회사, 한국전기초자. 그러나 새 출발 3년 만에 초우량기업으로 대변신한 회사, 그 회사 경영자의 말이다. 사람들은 그에게서 기적 같은 비법을 기대했지만, 그는 지극히 상식적인 대답을 하였다. 건전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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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설

육이오, 부산 피난 시절에 있었던 일. 우리 집 근처에 뒤로 걷는 품팔이 지게꾼이 살았다. 그가 지게를 지고 나타나면 온 동네 꼬마들이 그를 졸졸 따라다녔다. 동네 어른들은 그가 앞으로 걷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하였다. 그는 무거운 짐을 지고도 뒤를 힐금힐금 보면서 곧잘 걸었다. 그처럼 거꾸로 걷는 사람은 드물지만 거꾸로 된 표현은 더러 있다. “낮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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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물

아내가 씀바귀, 돌미나리, 산나물, 아욱, 달래, 냉이 등 봄나물을 갖추갖추 사들고 왔다. 어린 시절 나물 캐러 산이며 들이며 논둑 밭둑을 쏘다니던 추억을 아내는 간직하고 있다. 아마 봄과 더불어 그 시절의 나물 냄새가 되살아나는가 보다. 나물을 다듬고 씻고 데치고 무치는 아내의 모습이 즐거워 보였다. 잔손질이 많은 것쯤은 문제가 되지 않는 듯하였다. 드디어 식탁에 몇 가지 봄나물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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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죽어간다. 식수원인 강들을 보면 저걸 우리가 어떻게 먹나 싶을 정도로 물빛이 흐리다. 지하수가 오염되어 있고, 심지어 약수터조차 식수 부적합 판정을 받은 곳이 많다. 그래도 일부 사람들은 수돗물보다야 낫겠지 하는 생각으로 약수터를 찾아간다. 시냇물에 엎드려 입을 대고 물을 먹던 때가 있었다. 그 때는 냇가의 가는 모래로 양치질까지 하였다. 그러나 산업이 발달하면서 가정과 공장의 오폐수가 수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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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통

청소년들의 정서적 불안정은 대개 성장 통(痛)이다. 이유 없는 반항, 자학과 퇴행적 행동, 정욕과의 투쟁, 독립과 종속의 갈등, 가출과 방랑의 유혹, 상대적 열등감, 기대와 능력의 괴리, 이상과 현실의 상충 등이 바로 그것들이다. 꼭 집어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고통으로 그들은 마음 문을 닫아버리며 부모들은 그 빗장을 열지 못해 힘들어한다. 노련한 상담교사들은 청소년들의 통증 원인을 가끔 그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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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체

서울에서 공부하는 아들이 PC를 조립하여 보내왔다. 수년간 탈 없이 잘 썼다. 어느 날 아내가 컴퓨터 그래픽 작업을 하다 커서가 꼼짝 않는 장애를 만났다. 윈도우즈 재설치를 시도했으나 설치 도중 멈추어 버렸다. 여러 번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하였다. 어쩌면 논리적인 문제가 아닌 물리적인 장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기사한테 수리를 맡겼다. 부품 일부를 교체하여 고쳤다. 그런데 그 후에도 비슷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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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정오 가까운 시간, 나는 시립도서관 어문학 실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갑자기 드르릉거리는 소리가 났다. 한 젊은이가 읽던 책 위에 엎드린 채 코를 골고 있었다. 얼마나 피곤하면 저러랴 싶었다. 사서(司書)가 다가와 흔들어 깨웠다. 나도 책을 읽다가 더러 깜박 졸 때가 있는 터라 겸연쩍어 하는 그의 모습에 동정이  갔다. 잠꾸러기, 잠꼬대, 잠버릇, 잠투정 같은 일상어에는 부정적인 뜻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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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글자

바울은 편지를 쓸 때 서기에게 불러주어 대서하게 하였다. 그러나 편지의 끝 부분은 친서임을 확인시키기 위해 친필로 크게 써서 마무리하였다. 그런데 바울은 왜 친필을 ‘큰 글자’로 썼을까. 나는 그 이유를 바울이 말하는 육체의 ‘가시’로부터 찾으려 한다. 그 가시를, 터툴리안은 귀앓이 또는 두통, 크리소돔은 대적 자들에게 당한 신체적 고통, 루터는 욕정의 유혹으로 보았다. 안질(眼疾), 간질, 말라리아열병, 심리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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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버라 부시

남편과 아들을 미국 대통령으로 만든 여자, 바버라 부시. 그녀는 처음 만난 남자와 데이트도 없이 다니던 대학도 중퇴하고, 19세의 나이에 결혼하였다. 사귀어보고 따져보고 학교라도 졸업하고 결혼하는 게 보통사람들 아닌가. 그녀는 뚱뚱하고 머리가 희고 얼굴에 주름이 많고 어디에 있는지 잘 보이지 않는다. 날씬한 몸매에 머리 염색하고 성형수술하고 어디에나 잘 나서려는 게 보통사람들 아닌가. 그녀는 남편이 대통령이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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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노인

해수온천을 하려고 해운대행 시내버스를 탔다. 등산복 차림의 한 노인이 버스 입구에 다가와 운전기사에게 5천 원 짜리 한 장을 들어 보이며 물었다.  “이걸로 탈 수 있소?”운전기사가 노인을 흘긋 보고는 고개를 저었다. 거스름돈이 없다는 뜻이다. 노인은 난감한 듯 하늘만 쳐다보고 있었다. 운전기사는 금세 태도를 바꾸어 말하였다.“노인장, 그냥 타시오.”얼떨결에 버스에 오른 노인은 멍하니 서있었다. 또 운전기사가 말하였다.“빈자리가 많은데 앉으시지요.”노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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